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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추리&미스터리

[추리/미스터리]히가시노 게이고 -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리뷰

by 모듬튀김 202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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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책 / 출처: 직접 찍은 사진

작가 소개

  일본 추리 소설을 읽다 보면 한 번은 무조건 본 적이 있을 히가시노 게이고는,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1985년 <방과 후>가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 후 도쿄로 상경해 작가로 전념하고 있다. 2006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용의자 X의 헌신>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영화화된 <백야행>, <악의>로 유명한 사건의 동기와 인간관계에 집중한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 반면에 트릭이 어떻게 짜여진 건지에만 집중하는 유카와 마나부를 내세운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등 약 100권 이상을 집필했다. 다작을 내다보니 작품의 퀄리티가 들쭉날쭉하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줄거리

  매년 특정한 날에 시즈에의 별장에 모여 바베큐 파티를 가지는 네 별장의 가족들. 올해 역시 파티는 열리고, 다카쓰카 가를 중심으로 여러 인간군상(대부분은 서로에 대한 뒷담화지만)을 보여준다. 바베큐 파티가 끝나고 각자 자신의 개인 별장으로 이동해서 시간을 가지는데 이 사이에 무차별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히카와 다이시라는 28세 무직 청년이 본인이 범인이라며 자백하지만 어떤 진술도 하지 않아 사건의 경위는 미궁에 빠진다.

 

  이에 피해자들의 남은 가족들은 모여서 검증회를 열기로 하고, 각자 검증회에 최대 2명, 가능하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을 동행하기로 한다. 와시오 하루나는 선배 간호사 도키코의 도움을 받아 가가 교이치로를 동행해 검증회로 향한다. 이후 모인 인원들, 그들은 사건의 흐름을 함께 재구성하며 어떤 일이 일어났는 지 다시 한 번 검증해 보는데…

 

  그리고 검증회 날, 그들은 누군가에게 어떤 편지를 받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주요 등장인물

인물관계도 / 출처: 직접 작성

 

야마노우치 별장

  • 야마노우치 시즈에: 남편과 사별 후 별장으로 이주한 여성
  • 와시오 하루나: 시즈에의 조카. 간호사
  • 와시오 에이스케: 하루나의 남편. 약사

 

구리하라 별장

  • 구리하라 마사노리: 공인회계사
  • 구리하라 유미코: 마사노리의 아내. 미용실 원장
  • 구리하라 도모카: 마사노리와 유미코의 딸. 중학생

다카쓰카 별장

  • 다카쓰카 슌사쿠: 여러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
  • 다카쓰카 게이코: 슌사쿠의 아내
  • 고사카 히토시: 슌사쿠의 기업 직원. 슌사쿠의 초대로 방문
  • 고사카 나나미: 히토시의 아내
  • 고사카 가이토: 히토시와 나나미의 아들

사쿠라기 별장

  • 사쿠라기 요이치: 사쿠라기 병원의 병원장
  • 사쿠라기 지즈루: 요이치의 아내
  • 사쿠라기 리에: 요이치와 지즈루의 딸. 사쿠라기 병원 사무직
  • 마토바 마사야: 리에의 약혼자. 사쿠라기 병원의 내과 의사

기타 인물

  • 구노 마호: 도모카가 다니는 학교의 생활지도사
  • 가가 교이치로: 경시청 수사1과 형사. 가가 시리즈의 주인공
  • 사카키 형사과장: 지역 관할 형사
  • 가나모리 도키코: 와시오 하루나의 선배 간호사. 하루나의 요청으로 가가를 소개함
  • 히카와 다이시: 범행을 자백한 인물. 28세 무직

리뷰

불가사의한 트릭을 탐정역이 해결하는 구성의 본격 추리소설 구성에 사회파 추리 소설의 요소를 향만 첨가한 듯한 소설. 트릭에 치중한 본격 소설과는 거리가 있는 편이지만, 인물들의 대화를 읽어가며 진범을 추리하는 본격의 재미는 생생하게 살아있다.

 

인물의 심리묘사 섬세히 다룬 것이 티가 나는 것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 드러나는데, 같은 문장인데도 결말을 알고 난 후 인물의 감정 묘사를 다시 읽어보면 정말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 소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인물들의 심리와 인간관계에 집중해 풀어내는 가가 교이치로의 전형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 소설에서 드러나는 인간관계는 소규모의 친목 집단 사이에서 일어난 인간군상 문제에 가깝지만 범죄의 배경과 동기,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요소는 충분히 담아냈다고 볼 여지는 있다.

 

다만 결론에서 보여지는 범인의 동기의 모호함은 특정 인물은 본격 추리소설에서 흔히 느껴지는 장기말용 인물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이 소설의 큰 단점. 사건을 일으킬 동기라기엔 애매모호한 느낌을 주는데다가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의 큰 축인 왜?라는 질문에 ‘모든 질문에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느낌을 주어 썩 좋은 결말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많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내면의 분노 문제를 생각해본다면,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라면 소설에서 나온 동기도 사건을 일으키기엔 충분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인물간의 대화를 중심으로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구조에서 검증회라는 시스템은 아주 좋은 수였다. 인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가 형사의 관찰과 끊임없는 질문과 답 속에서 도출해내는 모순과 해답이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큘 포와로를 보는 느낌이었다. 인물들의 이야기가 사건의 동기와 엮여있는 점, 동시에 극의 진행에 공간의 한계까지 주어진 작품이라 마치 오리엔탈 특급 살인이나 나일강의 살인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여전하다. 읽기 쉽기 때문에 쑥쑥 읽히면서도 인간들의 복잡한 심리관계를 깊이있게 담아냈다. 이번 작의 인물들은 특히 역겹지만 작가의 말대로 ‘인간이란 어차피 이런 생물이다.’(p.39) 결말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가가 형사 특유의 추리 방식과 그 과정에서 독자에게 주어지는 즐거움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다. 가가 형사가 그리웠던 독자라면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 확신한다.

추천 대상

  • 쉽고 빠르게 읽히는 책을 원하는 분
  • 트릭의 신기함보다 인물 관계와 동기, 왜?에 집중하는 독자
  • 가가 시리즈의 팬

가가 형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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