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망자의 배경이 쇼와 시대(1926년 ~ 1989년) 중반인 것에 더불어 작중 이야기에 주석으로 간략하게 설명된 각종 요괴들이 나와 번역본을 읽는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는데, 나 역시도 몇가지 궁금증이 생긴 겸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돕기 위해 작중에 등장하지만 주석으로 간략하게 설명이 담긴 각종 요괴들, 건축 양식 그리고 기타 객체들에 대해 사진과 설명을 남겨두고자 한다.
자시키와라시 전설의 숙소, 료쿠후소(座敷わらし伝説の宿 緑風荘)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 - 사카이미나토시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자시키 동자 미술품 / 사진의 원작자: 京浜にけ, 저작권 라이선스: CC 表示-継承 3.0
https://www.zashiki-warashi.co.jp/index.html
자시키와라시가 등장한다고 알려진 숙소, 료쿠후소
자시키 동자(한자 직역시 좌부동이 된다.)라고도 불리는 자시키와라시는 주로 이와테현에 전해지는 요괴로 자시키는 다다미방, 손님방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와라시는 한자로 동자를 뜻하여 다다미방의 동자라는 의미가 된다. 집 안에는 복을 가져다 주고, 본 사람에게는 행운이 찾아오며, 집 안 사람들에게는 장난을 친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알려진 나이는 5~6세이나 3~15세까지 나오는 등 연령대는 다양하며, 성별은 남녀 양쪽이 다 나타난다고 한다. 집 안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요괴이며, 아이들에게는 보이나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설도 있다.
집 안 사람들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일종의 수호령같은 존재이지만, 자시키동자가 집을 떠나게 되면 그 집 안에는 불행이 닥친다고 한다.
더불어 소개한 여관이 위의 자시키동자가 나온다는 여관, 료쿠호소다. 위 여관에서 자시키 동자가 나오게 된 전승을 소개하고 있는데, 과거 남북조 시대 패배한 남조의 마데노코지 후지후사는 북상하며 도망치다 이와테현 니노헤시에 도착했고, 길을 가다가 그의 자식 중 오빠였던 카메마로가 병에 걸려 먼저 생을 마감할 때 "사후에도 이 집을 지키겠다"고 말하며 죽은 후 위 여관에 나타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숙박객들에게 신기한 현상을 일으킨다고 하며, 이 신사가 있는 이와테현에는 카메마로와 관련된 신사도 있다고 하니 이와테현을 여행한다면 한 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아오뇨보(青女房(あおにょうぼう))
青女房 , 출처: 百鬼夜行絵巻(백귀야행 그림 두루마리), Public Domain(작자 사후 저작권 만료로 인한 퍼블릭 도메인), via Wikipedia commons
아오뇨보(한자 직역시 청녀방)은 원래 궁궐이나 귀족 집의 젊고 미숙한 하급 궁녀, 혹은 하급 무사의 아내를 뜻하는 말로 이 어원을 바탕으로 창작된 요괴라는 설이 있다. 어떤 곳에서는 하급 궁녀가 아닌 상급 궁녀를 의미했다고도 전한다. 폐가에 살면서 누군가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항상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을 버린 사람을 찾아가 생령이 되어 복수한다는 설화가 있고, 몰락한 귀족이나 가문의 집에 거주하면서 침입자가 나타나면 잡아먹으면서 전 연인이나 폐가의 주인 등을 기다린다는 설화가 있다.
이소히메(磯姫、いそひめ)
이소히메(직역하면 기희로 물가의 아가씨란 의미이다.)는 다양한 전승이 있지만 공통으로 전해지는 내용은 외모가 상반신은 미녀의 모습을 하고 있고 온몸은 젖어 있으며 머리카락은 땅에 닿을 만큼 길게 늘어져 있다는 점이다. 하반신은 유령처럼 흐릿하다, 뱀이나 용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혹은 보통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전승도 전해진다.
항구 혹은 해안가에 나타나며 한밤 중에 뱃 속에서 자고 있는 선원에게 다가가 머리카락으로 피를 빨아 죽이거나, 해안가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면 괴상한 소리를 지르고 머리카락으로 피를 빨아 잡아먹는다고 전해진다.
전승되는 지역에 따라 이소오나고(磯女子, いそおなご, 직역하면 기여자 즉, 물가의 여자), 우미온나(海女, 해녀), 우미히메(海姫, 해희 즉, 바다의 아가씨) 등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야교유죠(夜行遊女、やぎょうゆうじょ)
출처: Wikipedia(Link), 원작자: Sawaki Sūshi (佐脇嵩之, Japanase, *1707, †1772) - ISBN 978-4-336-04187-6에서 스캔,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야교유죠(야행유녀)는 항상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 요괴로, 난산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요괴라고 한다. 우부메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 우부메는 보통 일본 전승에서 말하는 산녀를 의미하나 중국 전승에서 넘어온 고획조를 우부메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중국 전승의 우부메는 아이를 빼앗아간다는 점에 있어서 소설의 흐름으로 봤을 때 소설에서 언급한 야교유죠는 일본 전승의 우부메라고 볼 수 있다.
하반신이 피로 물든 아기를 안고 있는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며 항상 울고 있다고 한다. 그녀를 만나게 되면 아기를 안아달라고 부탁하는데 이 아기를 안고 있으면 점점 무거워지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돌로 변해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짚이나 나뭇잎 등으로 변했다는 전승도 있으며 아이를 받아준 자에게 큰 힘을 줬다는 전승도 있다.
이즈미 쿄카(泉 鏡花, (いずみ きょうか))
출처: Wikipedia, 원작자: 불명 -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웹사이트,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이즈미 쿄카(1873년 - 1939년)는 일본의 소설가로 메이지 후기부터 쇼와 초기에 활약했다. 현실과 비현실이 섞인 환상문학이 그의 주 분야였으며 서양문물이 들어와 일본 토속의 가치가 무시받던 시대에 역으로 향토적인 것에 집중하여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서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이즈미쿄카문학상을 만들어 수상하고 있다.
그가 남긴 수많은 괴기환상 문학은 일본 근대 환상문학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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